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에밀리

 

“에밀리, 부디 아빠의 못난 행동을 용서해 주렴. 나는 바바라가 너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의사에게 말해 버렸고 결국 엄마는 내 뜻대로 했지. 엄마 아빠가 너를 보러 신생아실을 찾아가지 못해 정말 미안하구나 아가.

결점 투성이인 이 세상, 우리 모두가 크고 작은 결점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, 너의 결점을 바라보는 걸 거부해 너무 미안하구나. 너를 품에 안아주지 못해 미안해 아가. 우리의 일부분처럼 널 따뜻하게 보듬어 줬어야 하는데.

모든 신생아 부모들이 그러하듯, 널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데. 네 사진이라곤 단 한 장도 없구나. 모든 게 용서되고, 용서 조차 필요 없는 천국으로 네가 넘어가고 있을 때 엄마 아빠가 곁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해. 네게 제대로 된 이름 조차 지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가장 크구나. 출생증명서와 사망증명서에 그저 ‘출생아: 여자’라고만 기입해 버리고 말았지.

그후 우리는 네 이름을 지었단다... 네가 우리의 현실이 되도록 했지... 그리고 너를 “우리” 아기라고 불렀어... 네 죽음을 애도했고... 너의 삶을 기념하기도 했단다, 사랑하는 에밀리. 하지만 그 당시 엄마 아빠는 모든 게 낯선 길 한복판 위에 서서 지도 한 장 없이 도대체 어디로 가야할 지,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 채 멍하니 서있었단다.”

테리 모르건

 

 

마지막 업데이트: 2019.04.06